253화. 이름
장비의 말을 들은 태안제는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어린 황자는 몸이 약한데, 외출했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오? 그냥 운계궁에 머물게 하시오.”
장비는 뭔가 더 말을 하려고 하다가 눈치껏 참았다. 대신 다른 일을 꺼냈다.
“어린 황자도 새해를 맞으면 세 살이 되는데, 계속 ‘어린 황자’라고만 부르는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부디 황상께서 이름을 내려 주십시오.”
별 고민 없이 거절하려던 태안제는 장비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고 입 밖으로 나오려던 말을 꿀꺽 삼켰다.
“짐이 한번 생각해 보겠소.”
“신첩이 어린 황자를 대신하여 황상께 감사드립니다.”
장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두 가지 부탁 중 하나라도 황상께서 들어주신다면, 새해를 맞이하는 아이에게 참으로 큰 선물일 것이었다.
태안제는 장비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묘한 말투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