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손님
기삭은 금린위 한 명과 함께 정수에게 갔다.
정수는 그를 보자 멍한 표정이 되었다.
“저들이 세자를 데리고 온 겁니까?”
기삭은 맞은편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정 형이 금린위에 불려 간 후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 돼서 와 봤습니다.”
어느새 호칭이 ‘정 공자’에서 ‘정 형’으로 바뀌고 말투 또한 친근하게 바뀌었지만, 진심으로 감동한 정수는 그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세자, 저를 위해 제 발로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를 들이민 것이군요!”
무슨 말을 하든 결국 자기 때문이었다.
정왕세자는 참으로 남을 위하는 사람이며 의리 있는 사내로구나. 이런 사람이라면 반드시 벗으로 삼아야겠어!
정수는 기삭의 눈빛이 한결 친근해진 걸 느꼈다.
“…….”
하지만 이렇게까지 친근한 눈빛이라니 좀 무서운걸.
어쨌거나 두 젊은이는 화기애애하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