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화. 여의반
어느덧 무녕후부인의 생일 축하연이 있는 날이 되었다. 임 씨는 임유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무녕후부는 장군부에서 멀지 않아 사실 걷는 게 더 편했지만, 그런 자리에 걸어갈 수는 없어서 두 모녀는 마차를 탔다.
마차 안의 답답한 공기가 싫어서 휘장을 들어 올리고 바람을 쐬던 임 씨는 말을 타고 뒤에서 다가오는 소년을 한눈에 알아봤다.
“유아야, 유아야.”
임유가 창가로 다가앉았다.
“어머니, 왜요?”
“정왕세자가 뒤에 있는 걸 보니 무녕후부인의 생일연에 가는 모양이다.”
임유는 기삭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임 씨의 말에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때 임 씨가 한숨을 쉬며 임유에게 말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 저 병약한 몸으로 앞으로 저 큰 왕부를 지탱해야 하니 말이다.”
장군부의 마차를 발견하고 말을 타고 다가오던 기삭이 그 말을 듣고 순간 멈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