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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문전박대

160화. 문전박대

장미가 바람에 흔들려 향긋한 꽃향기가 전해져 왔다. 그때였다. 누구의 손이 술잔에 부딪혔는지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임유는 갑자기 기삭을 밀치고 그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허둥지둥 몸을 돌려 몇 걸음 뛰어갔다. 그러다 되돌아와 탁자 위에 이미 다 비운 술 단지를 낚아채듯 챙겨 마저 달아났다.

그녀는 담장까지 달려가 훌쩍 뛰어넘었다. 그리고 빈 술 단지를 안은 채 담장에 기대어 한참 멍하니 서 있은 후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술 단지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멍해졌다. 이 빈 술 단지는 왜 챙겨 온 거지?

아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방금 기삭이 나에게 입을 맞췄다는 거야!

임유는 왠지 어지러워 이마를 감쌌다. 술기운이 다시 올라오는 것 같았다.

한편 임유를 따라 담장을 넘었던 보주는 장미꽃이 핀 담장 쪽을 잠시 쳐다보다가 문득 당혹감을 느꼈다. 나는 여기 있었고 아가씨와 세자는 담장 쪽으로 갔는데, 왜 갑자기 아가씨 혼자 뛰쳐나온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