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화. 성사
이날 저녁도 평소와 같이 장졸들의 피와 땀을 위로하기 위한 술자리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날은 전쟁터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했기에 술자리는 비교적 일찍 파했다.
곧 여러 막사에서 우레와 같은 코 고는 소리가 울렸다.
야간 경계를 맡은 병사들이 순찰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본영의 곳곳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다.
술자리가 있는 날 당번을 서는 게 제일 고역이었다.
곧 교대할 시간이 되자 여러 대대의 병사들이 정해진 자리로 이동했다. 이들이 지나간 뒤 교대한 병사들이 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차 한 잔 마실 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았다.
매일 저녁 교대 시간은 정해져 있었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기삭이 알아낸 둘도 없는 기회였다.
순찰하던 병사들이 교대할 무렵, 어둠 속에서 거의 하나처럼 보이는 그림자 여섯이 살금살금 나타나더니 기억해 둔 경로를 따라 빠르게 제나라 군영에 잠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