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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밤거리

42화. 밤거리

“그럼 설마 제가 알고도 이아를 비참한 처지로 만들려고 했다는 말씀이십니까?”

회안백부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회안백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마음속에 가득 찬 화를 유 씨에게 쏟아 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유 씨가 정말 큰딸을 해코지하려고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같은 침상을 쓰는 부부 사이에 때로는 확실한 증거보다 마음이 더 중요했다. 큰딸의 혼사는 유 씨가 서두른 것이고, 남자 집안은 유 씨와 친척 관계였다. 그런데 이런 큰 사달이 났으니 회안백 입장에는 후처인 유 씨에게 꺼림칙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유 씨의 예쁜 얼굴조차도 회안백의 눈에는 색이 바랬다.

“어쨌든 간에 이 혼사는 없던 걸로 하겠소.”

화풀이를 했지만 회안백으로서도 증거 없이 이 일을 계속 추궁할 순 없었기에 속으로는 오히려 더 화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