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1화. 트라우마의 근원
둔덕 위의 바리케이드와 끊임없이 몰려드는 무장 인원을 살피던 살리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키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일단 주방에 숨어있다가 전투가 끝날쯤에 다시 나오자.”
그는 자신들이 무심자들에게 발각돼 포위라도 될까 봐 염려했다. 그럼 일행 중 능력자가 있어도 수적으로 너무 열세였다.
동시에 스페시 섬 주민들이 자신들을 무심자로 오해해 죽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감히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성건우가 알기론 신력 이전 시대의 생존자들은 무심병을 더더욱 잘 알지 못했다. 그들은 수시로 일어나는 재난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각종 극단적인 행위를 불사했다고도 했었다.
일반적으로는 승객이고 선원이고 대부분 다 무심병에 걸린 여객선에서 몇몇이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한들 바이러스를 가졌을지는 또 모르는 일이었다. 확실히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