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교전

70화. 교전

짙은 어둠 속, 대열의 왼편에 자리한 용여홍은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벌벌 떨었다.

사실 605호를 떠났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겁을 먹지는 않았다. 그때는 아직 위험하다고 할만한 적이나 괴물을 맞닥뜨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따금씩 발견된 무심자는 심지어 어떤 움직임을 취하기도 전에 팀에 의해 가볍게 처리될 만한 존재처럼 보였다.

이에 용여홍은 자신 역시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앞으로 나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사실 권총 두 자루와 돌격 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유전자 개량자이기까지 한 용여홍라면, 설령 무심자가 그와 같은 무기를 갖추고 있다 한들 긴장감만 극복한다면 두세 명 정도는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었다.

물론 화기를 사용한 전투에서 방심하는 건 어른이라도 아이에게 패배할 수 있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용여홍은 무심자의 습격을 받게 되었을 때 일대일의 상황에서 반드시 상대를 꺾을 수 있으리라고 자신하지는 못했다. 그저 그 정도의 적에게는 큰 심리적 압박을 느끼지 않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