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2화. 잔나가

452화. 잔나가

백새벽 또한 순간적으로 반응했다. 그녀가 액셀을 끝까지 밟자, 묵직한 SUV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앞으로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중이 왼손에 쥐고 있던 염주를 굴렸다.

장목화는 정말 참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인 고통이 밀려들었다. 흡사 강철 바늘이 꽂힌 함정에 빠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탕! 탕! 탕!

조건반사적으로 그녀의 오른손이 움츠려진 탓에 총알은 길가의 석판으로 치우치게 됐다.

성건우마저 이글거리는 불바다에 빠진 듯 피부가 활활 타오르는 고통에 잠식돼 한껏 몸을 웅크렸다. 버튼을 누를 힘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백새벽도 끔찍한 고통에 빠지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뜨거운 물이 끼얹어진 듯한 느낌에, 정신이 다 혼미해졌다. 결국 그녀의 오른발은 저도 모르게 힘이 풀렸고, 고작 몇 미터 정도 나아갔던 차는 금세 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