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화. 보고의 기술

106화. 보고의 기술

오명훈은 성건우의 중얼거림에도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9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우정현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걸로 그가 벽 바로 너머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지. 그 사람 죽이는 데엔 딱 몇 초밖에 안 들었어. 아주 간단했거든.

이후로 거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고 난 그 틈을 타서 벽에서 떨어졌어. 그리고 점심때까지 빌린 책을 읽다가 식당에서 밥을 먹었지.”

오명훈의 진술은 아주 상세했다. 그는 이번 작전의 성공이 아주 뿌듯한 듯, 내내 당시 상황을 공유할 누군가를 기다려오기라도 한 것 같았다.

얌전히 이야기를 듣던 성건우가 웃으며 말했다.

“교단에서는 그게 신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던데.”

오명훈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이게 신의 징벌이 아니면 뭐지? 신령과 같은 수단으로 벌인 짓이니 신의 정벌이라 하기도 부족함 없지. 게다가 신령의 총아가 직접 한 일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