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화. 접안

630화. 접안

어느 정도 복도를 따라 걷던 그때, 두 사람은 갑자기 문을 열고 나오는 둥그스름한 몸매의 선장을 발견했다.

“안녕하십니까.”

사십 대 중년 남자의 웃음은 온화했고 눈빛은 또렷했다. 집착에 잠식돼 있던 어젯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인사를 받은 요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는커녕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것을 느끼며 몸서리를 쳤다.

어젯밤 아리아를 하며 구애하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기억을 회상하는 선장은 아직도 선명했다. 그러나 그 혼란스럽고 무의식적인 상태의 사람은 어디로 가고, 날이 밝자마자 선장은 아무 문제도 없는 상태로 돌아왔다.

이런 상황에선 누구라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요한에게 상대는 사람 가죽을 뒤집어쓴 괴물처럼 느껴졌다. 햇빛 아래에선 인간 행세를 해도 밤이 되면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는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