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화. 억압과 방종

392화. 억압과 방종

백새벽이 다시 반대편으로 순찰하러 떠나자, 여전히 웃통을 벗고 있던 젊은 남자가 용여홍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는 차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열린 차 문에 한 손을 걸치고, 다른 한 손으론 턱을 만지작거리며 속삭였다.

“네 여자친구 진짜 쿨하네.”

“뭐, 그렇지⋯⋯.”

용여홍이 대충 얼버무렸다.

젊은 남자가 계속 웃으며 말을 이었다.

“사실 아프라 말이 맞아. 우리 유적 사냥꾼들은 사치스럽게 내일 같은 건 기대할 수 없잖아. 아직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것들을 누려야 죽더라도 아쉬움도, 후회도 없지.”

그러다 백새벽이 이쪽으로 돌아오는 걸 보고, 남자가 바로 정색을 했다.

“이름이 뭐야? 난 밥이라고 해.”

“고지용.”

용여홍은 계속 매너 있는 태도를 유지했다.

“너희 애쉬랜드인들 이름은 정말 복잡해. 그냥 지용이라고 부르면 되지? 방금 왔다고 했지? 흰 늑대를 잡으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