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화. 만족스러운 거래
어느 폐허 도시에 자리한 황야유랑자 거점으로 온 구조팀은 이곳에서 장로라 불리는 이 거점의 수장을 만났다.
원래 도시의 하수도 시스템에 의지해 지어진 이 거점은 거의 300명 규모로 발전한 상태였다.
이들의 주요 식량은 식용 버섯과 이끼였다. 사실 하수도와 폐허 도시의 으슥한 곳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이랄 게 그것밖에 없기도 했다.
하지만 성건우의 반응은 언제나 남달랐다.
그는 거점의 장로를 보자마자 물었다.
“맛있나요? 버섯과 이끼, 먹을만합니까?”
40대로 보이는 장로는 지저분한 갈색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근시가 있는 것 같았다.
그가 곧 약간 뿌듯하다는 듯 웃었다.
“몇 세대의 선별을 거친 것들이니, 맛에는 아무 문제도 없지요.”
그런데 말을 마친 그는 구조팀이 그것을 눈독 들일까 걱정이 됐는지, 파란색 거친 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살짝 잡아당기며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