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아류인

48화. 아류인

몇 초 후, 장목화가 떠보듯 물었다.

“당신은 퍼스트 시티에서 그 교파에 가입한 건가요?”

갈루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영원한 세월 교파죠.”

그녀의 얼굴에 점차 미소가 떠올랐다.

“어머니가 막 돌아가셨을 때였어요. 저와 가족들의 사이는 그리 좋지 못했죠⋯⋯.”

이때 성건우가 갈루란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이야기를 하시면서도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네요? 오히려 웃기까지 하시고요.”

갈루란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완벽한 애쉬랜드어로 말했다.

“생로병사는 이 세계의 자연법칙이에요.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번갈아 가며 순환하죠. 저희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그분은 여전히 이 세상 속에 잠들어 계시고, 여전히 자연의 일부분이세요. 어쩌면 어느 날 다른 형식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게 될지도 모르죠.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오는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