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화. 괴물

583화. 괴물

경험이 풍부한 전사 장목화는 결코 두려움에 얼어붙지 않았다. 노련하게 그 손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도록 곧장 벽 쪽에 붙었다.

그와 동시에 팔을 든 그녀는 개인용 바주카포 사신으로 문 뒤에서 흘러나오는 어둠과 지면을 받친, 피범벅 된 손바닥을 겨눴다.

뒤이어 장목화의 왼 어깨가 반동에 살짝 흔들리더니, 그대로 쏘아져 나간 바주카포가 목표를 향해 돌진했다.

콰광!

폭발음이 울려 퍼졌지만 짙은 어둠은 흔들리기는커녕 피어오른 붉은 화염을 완전히 집어삼켰다.

피범벅 된 손바닥은 안쪽으로 거둬들여졌다가 밖으로 뻗어 나오기를 반복하며 반대편 손과 함께 바닥을 기어 몸을 끌어냈다.

그것들 역시 격렬한 폭발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듯했다. 손상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두 손에 연결된 몸은 짙은 어둠에 숨어 윤곽만 어렴풋이 보였다. 어떤 각도에서 보면 사람 같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사람이라기에는 기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