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3화. 과거의 광경
현재 복도는 매우 어두웠다. 오후 4시쯤이 아니라 저녁 6, 7시는 된 것 같았다. 햇빛도 아주 약간만 남아 있었다.
장목화, 성건우는 계속 유옥로 뒤를 따르며 복도 중턱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다 성건우가 표지판을 보고 알아서 걸음을 멈췄다.
유옥로가 들어간 곳은 공공 화장실이었다.
매너 있는 성건우는 당연히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장목화는 그를 설득하려 애쓰는 대신 혼자서만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유옥로는 종잇조각을 그대로 화변기에 던지곤 발로 밸브를 콱 밟았다.
콰르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종잇조각은 하수도로 쓸려 내려갔다.
‘구세계 파괴 이후 습격받지 않은 도시는 전기랑 수도 공급이 한동안 유지됐었나 보네.’
짧게 생각하던 장목화는 다시 유옥로는 쳐다보았다.
그녀는 화변기를 내려다보며 씩씩대고 있었다. 호흡이 매우 거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