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3화. 유서
성건우가 노부흥의 편지를 읽는 동안 장목화는 뜻밖의 상황을 경계하며 배낭 속 문서와 자료들을 꺼냈다.
일부는 색이 노랗게 바랜 데다 바짝 말라 쉽게 찢어질 듯했으며, 일부는 약간의 곰팡내가 풍기긴 해도 상대적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전자는 노부흥을 비롯한 이들이 인혜 병원 식물인간 재활 센터에서 찾은 문서, 후자는 생존자들이 남긴 유서였다.
유서 중 편지 봉투에 담긴 것은 없었다. 편지 작성자들은 가지런히 접은 편지에 수신인의 이름만 적어두었다.
그것들을 슥 훑는데, 장목화의 눈에 익숙한 이름 하나가 걸렸다.
「성영희」
곧장 신경이 쏠린 장목화는 또 한 줄의 글을 확인했다.
「우베이 변경 거점, 성영희 앞.」
‘……이건 기강호의 유서인가?’
지금 이 소식을 기뻐해야 하는 걸까, 안타까워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