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화. 앞선 대비
황망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에 정도연은 자신의 상태를 떠올리고 황급히 군용 외골격 장치의 헬멧을 벗었다.
“저예요!”
“연이?”
“정도연?”
“도연이라고?”
감옥에서 놀라움 섞인 탄성이 흘렀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순간 정도연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이 긴박한 상황에 ‘연이’란 애칭이 너무 깜찍하기 이를 데 없어 조금 민망해진 탓이었다.
이내 도리질로 쓸데없는 생각을 떨친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제가 문 열어드릴게요.”
감옥 열쇠를 가진 경비병을 찾을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그냥 힘으로 자물쇠를 열어버릴 작정이었다.
동시에 그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헬멧을 다시 착용했다. 어딘가에 숨어있는 적이 독가스를 방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때 이곳까지 쫓아온 한명호가 좌우를 둘러보며 함께 도우려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