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화. 예측을 벗어난 패
재차 홀 안에 울리기 시작한 신부의 목소리에선 조금 비웃음이 묻어났다.
- 허양원과 머신헤븐의 관계가 꽤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당에 제가 어떻게 아무 준비도 안 하겠습니까. 전자기 차단은 진즉에 해뒀죠.
이 말에, 성건우가 매우 아쉬워하며 주먹 쥔 오른손으로 왼손바닥을 쳤다.
“이런.”
장목화는 그가 무엇을 아쉬워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상대가 영향 범위 밖에 있어, 그에게 추리 광대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성건우는 지금 당장 저 수다스러운 신부를 무릎 꿇리고 단박에 아버지를 부르짖게 할 수 있었다.
신부의 비웃음에도 우딕의 얼굴은 표정 변화 없이 덤덤했다. 그는 그냥 들고 있던 전자기기를 주머니에 쑤셔 넣은 후 다른 물건을 꺼냈다. 검은 수류탄이었다.
우딕은 곧장 수류탄의 핀을 뽑아 허리와 등을 굽히고 팔을 휘두르면서 수류탄을 대문 옆 유리창으로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