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화. 절망

73화. 절망

팀장 장목화도 온몸으로 공포에 저항하고 있는 듯 작게 몸을 떨었다.

성건우 역시 아이처럼 몸을 살짝 웅크렸지만, 빠르게 회복했다. 아니……, 아니었다. 그는 몹시 상기된 얼굴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걸 과연 정상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을까? 무섭다 못해 아예 미쳐버린 느낌이었다.

그 순간, 뭔가 변화가 있었다. 고함이 멈춘 것이다. 성건우도 이를 느끼고 웃었던 것 같았다. 지금은 폐허 곳곳에서 메아리만 물결처럼 울리고 있었다.

이내 차으뜸이 낮게 웃었다. 하지만 진짜 웃음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눈은 전혀 웃고 있질 않았다.

“그 실험실, 방금 저 소리가 난 곳에 있어.”

순간 모두의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우렁찬 고함이 울려 퍼지는 미지의 실험실이라니. 게다가 구세계 파괴 이후에도 여태까지 운행 중인 수력 발전소, 꾸준히 유지된 폐허가 된 도시, 지금도 사용 가능한 전선과 설비들, 강제적으로 잠들게 할 수 있는 고양이 괴물까지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