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화. 작은 술집에서
반고 바이오 지하 빌딩, 495층 C구역 11호.
검사를 통과한 용여홍은 백새벽과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물자 공급 시장에서 산 과일을 들고 부모님 집 문을 두드렸다.
결혼한 후로 그는 전처럼 이 집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가지 않았다.
“누구세요?”
고홍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그녀가 문을 열었다.
다음 순간, 그녀의 눈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고홍자는 짧은 정적 후 오른손을 들어 눈가를 훔치며 환하게 웃었다.
“……임무를 끝내고 온 거냐?”
“네.”
용여홍도 웃으며 답했다.
그의 목소리에 용대용과 마침 집에 있던 용지고, 용애홍도 분분히 일어나 문가로 나왔다.
“오빠, 언니! 이번에는 또 어딜 다녀왔어요?”
용애홍은 짙은 관심을 보였다.
아들을 위아래로 살피던 고홍자는 딸을 힐긋 노려본 뒤 핀잔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