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겁쟁이
관이 옮겨지자, 그 아래에 깔린 석판에 시커먼 구멍 하나가 드러났다.
안쪽으로 자리한 계단도 어렴풋이 보였다. 아주 좁은 그 구멍으로는 매우 늘씬한 사람만 편하게 드나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네바처럼 덩치가 크다면 필수적으로 몸을 좀 틀어야 했다.
장목화는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며, 만능 로봇 게네바에게 구멍 아래의 공기를 좀 환기해달라 부탁했다.
원숭이 가면을 쓴 성건우는 그렇게 많은 장치와 기능을 가진 게네바가 참 부럽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곧 환경 정리를 마친 게네바가 안쪽 상황을 검사했다.
“독가스, 폭탄, 방사능, 위험 생물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방 구조도 상당히 안정적이야.”
다음 순간, 성건우는 손전등을 켜고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장목화와 게네바도 그 뒤를 바짝 따랐다.
* * *
계단은 일고여덟 개의 층계뿐이라, 성건우는 금세 땅에 발을 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