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화. 솔직한 만남

333화. 솔직한 만남

1층 남탕으로 온 성건우는 간단히 샤워한 뒤 허리에 흰 수건을 둘렀다.

한증막 문을 열자마자, 부연 김이 뭉게뭉게 흘러나왔다.

그 자욱한 증기 사이로 구석에 앉은 한 사람이 보였다. 그 역시 성건우처럼 홀딱 벗은 채 허리춤에 목욕 수건만 두르고 있었다.

그쪽으로 다가가 상대의 옆에 앉은 성건우는 빨갛게 달아오른 돌과 그 위에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바라보다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런 우연이 있나요. 당신도 헐벗었고, 저도 헐벗었네요. 당신은 한증막에 앉아있고 저도 한증막에 들어와 있어요. 그러니까⋯⋯.”

멍한 표정을 드러낸 남자가 고개를 돌리더니, 순간 반색을 했다.

“자네도 왔나?”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을 대하는 듯한 태도였다.

성건우는 이 틈을 타 몇 마디 한담을 나눈 끝에 상대가 조수인임을 확인했다. 동시에 그와 죽고 못 사는 형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