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토론
순간 장목화가 밀려드는 부끄러움에 화를 벌컥 내면서 말했다.
“돌발적인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도 상황은 마구 변하고 있어서, 굳이 머리를 쥐어짤 필요가 없었다고!”
곧장 고개를 홱 돌린 그녀가 얌전히 듣고만 있던 백새벽을 바라보았다.
“넌 뭐 보충할 거 없어?”
백새벽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황야 강도 대부분의 목적은 물자를 빼앗는 거지, 살인이 아니에요.
만약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전 지프와 그 안의 물자를 포기하려고 했을 거예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은 차를 늪 안으로 밀어 넣어 그들의 시선을 돌리고, 기회를 틈타 다른 방향의 늪으로 숨어드는 거죠.
거대 늪에는 사람은 들어갈 수 있지만, 외골격 장치를 착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무게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상당히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