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5화. 통화
그린올리브 구역, 용여홍과 백새벽이 숨은 방.
“목표랑 같은 층에 사는 우리 기억도 모르는 사이에 노출된 거 아냐?”
용여홍이 겁에 질려 묻던 순간, 외시경 너머를 살피던 백새벽은 돌아서 그를 바라보다 잠시 머뭇거린 끝에 말했다.
“그럴 가능성은 낮아. 우린 우리가 세운 대책에 따라 모르는 사이 기억이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했잖아. 최대한 겐이 있는 방에서 멀리 떨어져서 부근에 몰래 설치해둔 카메라로 상황을 관찰하는 거.
우리가 있는 이 방은 복도 반대편 끝이야. 계단을 바로 마주하고 있지도 않고 약간 빗겨났어. 오가는 사람을 볼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러니 기억이 노출됐을 확률은 극히 낮아.
목표가 차라리 잘못된 대상을 죽일지언정 단 한 명의 적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신조가 있는, 지나치게 신중한 녀석이 아니라면 그는 절대 우리를 처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