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화. 교류
미약한 빛은 점차 밝아지다가 하나의 가로등으로 응집됐다.
회색 제복을 입은 성건우는 바로 그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살려주세요!”
성건우가 웃으며 오른손을 흔들었다.
장목화는 흠칫 놀랐다.
“왜! 왜 살려달라고 하는 거야?”
두꺼운 장벽으로 격리돼서인지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작게 전달됐다. 이에 장목화는 목청을 높여 방금 한 말을 한 번 더 반복해야 했다.
성건우가 웃었다.
“염호 성대모사에요.”
“⋯⋯.”
장목화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정신 상태는 아직 괜찮은가 보네.”
그녀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곧장 물었다.
“어때, 우리 추측이 맞았어?”
단, 장목화는 구체적인 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누군가 ‘금지어’를 포착하고 성건우에게 피해를 입힐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었다.
구세군 내 신세계 비밀을 폭로하려던 강자들의 결말은 그리 좋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