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1화. 친절한 손

561화. 친절한 손

용여홍과 백새벽이 답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제도 선사 성건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왼손을 세우고 낮은 소리로 염불을 외웠다.

“나무아뇩다라삼먁삼보리, 저희는 보통 이것을 숙혜(宿慧)라고 부릅니다. 어쩌면 몬티스는 전생, 혹은 전전생에 불교도였는지도 모릅니다. 고통의 바다에 빠져 한 차례, 한 차례 윤회를 거듭하다가 각성한 순간에야 전생을 천천히 떠올린 거지요.”

장목화는 성건우의 말이 모두 엉터리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네가 말한 그런 상황을 배제할 순 없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아. 지금까지 그럴 가능성을 보여준 건 숙명통 밖에 없잖아. 숙명통에 자기 기억을 일깨우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리 영역에 숙명통과 비슷하지만 디테일은 다른 능력이 또 있는 게 아닌 이상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