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남이 이모
그렇게 플린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차량 행렬은 이스트 스트리트에 진입해 어느 호텔 앞에 이르렀다.
[메리 호텔]
호텔의 이름이었다. 이 간판 아래, 건물 3, 4, 5층, 1층 점포 세 칸이 메리 호텔인 듯했다.
메리 호텔 옆 골목길 안쪽에는 철제 울타리 대문 너머 텅 빈 정원이 자리해 있었다. 그곳이 바로 호텔에 딸린 주차장이었다.
고향 상인단 차량 행렬은 아주 능숙하게 그 주차장으로 향했다.
“또 왔나?”
주차장 부스에서 한 중년 남자가 나왔다. 양문형 대문을 열고, 웃는 낯으로 반기는 남자는 과피모(*瓜皮帽: 중국 전통 모자)를 쓰고 국방색의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래도 겨울바람이 으슬으슬한 까닭에 양손을 비비며 몸을 살짝 떨고 있었다.
“자네 딸 보고 싶어서 왔지!”
선두에서 차량 행렬을 이끌던 무근자가 농담하며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