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화. 증거 인멸
얼마 지나지 않아 골목길 끝에 이른 두 사람은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와일드울프 앨리 출구를 지나쳐 주차장으로 달려들었다. 지형을 잘 파악하고 있던 덕분에 모든 게 유려한 움직임이었다.
이때 유진 일행은 겨우 3분의 2지점에 이르러 있었다.
그리고 이들 역시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가 전방에서 달리는 것을 보았다. 바로 뒤에선 똑같이 야구 모자를 눌러쓴 여자가 그 남자를 뒤쫓듯 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유진은 나름의 추측을 하며 피식 웃었다.
‘한 판 해놓고 돈을 안 줬나?’
위드 시티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유진은 그 안에 어떤 위험이 잠재돼 있을 거란 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었으며 여러 번 암살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러니 사실 저렇게 우스운 상황이 자신에게 여파를 미치리란 생각을 하긴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