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화. K

360화. K

실버캔들 카페.

의도적으로 용병처럼 보이게끔 위장한 장목화와 성건우는 커피를 한 잔씩 주문한 뒤, 창가 근처 구석진 예전 그 자리에 앉았다.

백새벽, 용여홍, 게네바는 혹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뜻밖의 상황에 대비해 각기 다른 곳을 감시 중이었다.

저질의 부샤르 커피를 마시던 도중, 성건우가 갑자기 이야기했다.

“우리 키랑 모습이 퍼스트 시티에서는 너무 눈에 띄어요. 아무리 위장해도 인상을 안 남길 수가 없네요. 그냥 차라리 무근자들을 찾아가 염색할까요? 휴, 지금 애쉬랜드에 색깔 콘택트렌즈가 드문 게 참 안타까워요.”

사실 무색의 일반 렌즈 생산량도 극히 적었다. 어지간한 이들은 눈이 나빠져도 안경을 쓸 엄두도 내지 못했으며, 생활 수준이 평균 정도 된다면 안경만 써도 충분했기에 굳이 렌즈를 찾지 않았다. 콘택트렌즈라는 건, 피라미드 꼭대기 최상위층에나 쓸 수 있을 법한 물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