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마을에 들어가다

28화. 마을에 들어가다

아직 저녁이 되지 않은 이때 해자마을의 주민 중 일부는 마을 뒤쪽의 밭에서 경작 중이었고, 다른 일부는 무리를 이루어 밖으로 사냥을 나가 있었다. 그래서 마을 안에 있는 주민은 얼마 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빽빽하게 자리한 집에서 나와 있거나 유리창에 붙어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다들 공통적으로 얼굴이 깨끗하지 못했고,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했으며, 체형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눈은 백새벽이 다른 지역에서 만난 황야유랑자들보다 훨씬 맑았다.

“촌장님, 최, 최근에 몸 상태는 좀 어떠세요?”

백새벽은 다른 이들을 보고도 개의치 않고 전두하를 보며 어색하게 물었다.

그러자 전두하가 자조하듯 웃었다.

“아직은 괜찮지만, 점점 추위가 두려워지는구나. 이거 봐, 아직 겨울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옷을 껴입고 있잖냐. 하, 이번 겨울을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