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화. 두 장소
장목화는 군용 외골격 장치에 의지해 무심자 거주지에서 멀리 벗어났다.
이후 그녀는 또 한 번 길을 잃었다.
뭐, 딱히 놀랍지도 않은 일이었다.
그녀는 바로 능숙하게 전봇대 하나를 타고 기어오르더니 꼭대기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총총 뜬 별빛도, 야간 투시 기능도 톡톡한 도움이 됐다.
장목화는 터널 입구로 가는 방향을 빠르게 찾아냈다.
“거리 2개 우회, 갈림길 여러 개, 방향도 여러 번 틀어야 하네⋯⋯.”
돌아가는 길을 살피면 살필수록 장목화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앞으로도 몇 번이고 계속 길을 잃을 거란 걸 알았다.
하지만 오래도록 병을 앓으면 의사가 된다고 했던가.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장목화는 곧 대책을 하나 떠올렸다.
터널까지 직선으로 가는 길이었다.
벽을 만나면 벽을 넘고, 집을 만나면 그 지붕을 타고 오르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