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화. 원칙
잠시 후, 게네바가 다시 그 눈에 띄지 않는 창문을 바라보았을 때, 그곳에 붙은 흰 종이가 바뀌어 있었다.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지 않아?」
게네바의 눈에서 발산되는 파란빛이 약간 굳은 듯했다.
그는 소리 없이 한 단어를 반복해 되뇌었다.
‘인생, 인생⋯⋯.’
이때, 성건우가 종이를 한 번 더 바꿨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여기에 대한 답을 찾고 싶지 않아?」
게네바의 눈에서 발산되는 파란빛이 순간 확 밝아졌다.
재차 목을 돌린 그는 감시자들의 의심을 피하고자 창문 쪽으로 향했던 시선을 돌렸다. 계속 이 집에 깊은 미련을 느끼는 척 연기를 이어갔다.
게네바가 다시 창을 바라봤을 때, 종이는 맨 처음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도움이 필요해?」
은흑색의 지능 로봇 게네바는 가만히 있다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성건우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