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화. 이철
‘멘탈 붕괴가 극에 달해 미쳐버린 건가?’
인파 안쪽으로 조금 더 파고들려 했던 장목화는 모여 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흩어져 버리는 것을 확인했다.
맞은편에 어느새 검푸른 제복을 입은 로봇 경비대원 둘이 나타나 있었다.
키는 게네바와 비슷했고, 눈에서 발산되는 빛도 파란색이었다. 세상의 모든 얼굴을 알아차릴 수 있다 자만했던 장목화도 그들이 누구인지 구분할 수는 없었다. 가장 큰 차이일 부가 모듈이 옷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두 로봇 경비대원은 빠른 속도로 길 중앙에 있던 한 남자를 데리고 거리의 반대편 끝으로 향했다.
파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품이 넉넉한 옷을 입은 남자의 검은 머리칼은 엉망으로 축 처져 있었다. 그리고 입가엔 방금 막 자라난 듯 수염 자국이 퍼렇게 남아 있었다.
그의 눈에서는 연신 히스테릭한 빛이 번득였다. 남자는 로봇 경비대원에게 끌려가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