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저격 (1)
장목화는 테이블 뒤쪽에 이르렀다. 그러자 문과의 거리도 꽤 멀어졌다. 그녀는 틈새로 방의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잔뜩 집중한 표정의 성건우와 일고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아이였다. 그 후, 그녀는 컨트롤러 두 개, 검은 기계 한 대, 환하게 밝혀진 액정 화면까지 확인했다. 화면은 시시각각 기이하게 변하고 있었다.
순간 장목화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눈앞엔 그녀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
장목화가 테이블 위로 고개 한번 내밀지 않고 큰 소리로 물었다.
“게임이요.”
성건우도 딱히 돌아보는 일은 없었다.
입꼬리를 뒤틀던 장목화는 경계심 가득한 몸짓으로 자리에서 조금씩 일어났다. 하지만 방 안에 나타난 변화는 무엇도 없었다.
곧 상황을 파악하고 천천히 다가온 백새벽과 용여홍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