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확신

30화. 확신

성건우와 용여홍, 장목화를 비롯한 이들이 이야기에 잔뜩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전두하는 불가로 손을 뻗어 열기를 쬐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폭발로 인한 기류에 쓸린 거겠지. 다행히 깨어났을 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정신을 차린 후 난 계속해서 달려갔어. 하지만 할아버지 집은 이미 폭삭 무너져 있었고, 두 분은 밖으로 나오시지 못했다⋯⋯.

그 당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보다 더 젊으셨어. 닭도 키우고, 푸성귀도 기르고, 못하시는 일이 없었지.

크흠,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당시 그 촌락의 생존자는 적지 않았어. 난 아저씨와 아줌마, 다른 집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을 따라 마을로 갔다. 마을에는 온전한 집들이 적잖게 남아있었지만, 우리는 그 집을 선택하지 않고 탁 트인 이곳을 선택했어. 임시 천막을 세우면 무너져 내린다고 해도, 깔려 죽을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