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화. 자정
성건우는 길고 흰 머리카락을 집어든 채 재빨리 거실로 돌아갔다.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그러고는 차으뜸과 장목화를 비롯한 이들에게 그것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도록 손전등을 돌려 자신의 손을 비추기도 했다.
주황색 빛에 비친 성건우의 얼굴은 매우 음침했다. 이에 화들짝 놀란 용여홍이 하마터면 그에게 총을 쏠 뻔했을 정도였다.
“내 손 좀 봐.”
성건우는 용여홍의 그런 반응을 예견했기라도 한 듯 덧붙였다.
그러자 용여홍이 느릿하게 숨을 토해내며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주황색 빛기둥 속, 부유하는 먼지 사이로 흰색 머리카락 한 올이 가볍게 나풀거렸다.
“어디에서 찾았어?”
장목화가 물었다.
성건우는 액정 화면이 걸린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 침실의 베개 위에서요.”
“한 가닥뿐이었나?”
장목화가 캐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