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제안

44화. 제안

그로부터 대략 15분 후, 성긴 숲에서 벗어난 성건우는 흑회색의 황야에 이르게 되었다.

돌과 잡초로 뒤덮인 이곳의 흙은 비교적 단단했으며, 자동자의 바퀴 흔적도 아주 많아서 이중 뭐가 지프의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성건우는 종합 경보 시스템을 이용해 아주 멀찍이 자리한 지프를 발견했다.

한쪽 바퀴가 연못 크기의 진흙 속에 빠진 지프는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언제든 아래로 가라앉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프는 두 개의 밧줄로 회색 SUV와 연결되어 있었는데, 회색 SUV는 웅웅, 하는 엔진 소리를 내며 지프를 늪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중이었다.

용여홍은 돌격 소총을 멘 채 차 옆에 서서, 한 쌍의 남녀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때? 지프가 보여? 저쪽에서 여러 사람이 있는 게 느껴지는데.”

외골격 장치의 어깨를 붙잡은 장목화가 목을 쑥 내밀어 용여홍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