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화. 아이샤

373화. 아이샤

1분여 뒤, 휴고는 두 사람의 도움 아래 천천히 눈을 떴다.

장목화는 눈동자를 두어 번 굴리는 휴고를 보며 몹시 놀랐다.

휴고의 눈동자는 더 이상 혼탁하지 않았다. 약간 충혈돼 있을 뿐, 옅은 파란빛 그대로였다.

빠르게 초점을 찾은 휴고는 위장한 성건우와 장목화를 발견했다. 그는 몸에 묻은 오물 같은 건 살필 겨를도 없이 급히 일어나 앉았다.

“누가 들어오랬어!”

장목화는 대답 대신 추궁부터 했다.

“휴고 씨, 당신 무심병에 걸렸죠? 완전히 이성을 잃고 우리를 공격하려 했잖아요.”

이는 휴고 스스로 문을 열었다는 뜻을 내포했다. 하지만 장목화는 그를 속이려는 게 아니었다. 그저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어차피 휴고는 이따 문 상태만 봐도 누가 문을 연 것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터였다.

휴고의 표정은 점차 무거워졌다. 그리고 무슨 답을 하기보단 천천히 몸만 일으켰다. 뒤이어 비로소 고개 숙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휴고가 몇 초 정도 공백을 둔 뒤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