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화. 안전 메커니즘

386화. 안전 메커니즘

장목화는 자연스레 구세계의 온라인 게임을 떠올렸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다른 플레이어나 아이템과 함께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 그 플레이어가 보거나 듣는 것 전부 게임 안에서 비롯된 것들이었지만 그의 감정 변화만은 진실이었다.

그 게임과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에 자리한 이들 대부분에게는 게임 중이라는 자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걸 현실로,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여기고 있었다.

게임 안에서는 아무리 큰 피해를 봐도 감정의 동요만 거칠 뿐, 현실적으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상황은 말하자면 검열 메커니즘이 깔린 게임과 같았다. 피, 위험한 상황, 폭력은 전부 걸러져 플레이어들이 건강한 심신과 안정적인 감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