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화. 준칙

404화. 준칙

거리를 빠져나간 순간, 장목화의 눈앞이 탁 트였다.

전방에 광장이 펼쳐져 있고 그 맞은편에 수십 층 높이의 검은색 빌딩 하나가 있었다. 빌딩 벽 일부는 부서진 상태고, 대부분은 녹색 덩굴 식물에 뒤덮여 있었다. 또 장목화의 예상처럼 이곳은 유해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그때였다. 성건우가 검은 빌딩 전방의 땅을 가리켰다.

“저들 스타일은 좀 다른데요.”

그의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시체 네다섯 구가 있었다. 전에 본 유해들과 달리 고도로 부패했을 뿐 아직 백골로 변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죽은 지 얼마 안 된 건가?”

잠시 고민하던 장목화가 중얼거렸다. 여기에서 ‘죽은 지 얼마 안 된’이라는 표현은 백골에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가서 보자고.”

양범구가 주도적으로 나섰다.

탁 트인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광장엔 큰 위험은 없을 것 같아서, 그레이, 웨트, 파르스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