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화. 육신 껍데기
장목화의 질문에 가리발디는 저도 모르게 몸을 한 번 더 떨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침을 꼴깍 삼킨 그가 답했다.
“그, 그 여자는 혼혈이었어. 그렇게 예쁘진 않은데, 굉장히 매력적이었어. 그 여자는 어떤 표정으로라도 너, 너를⋯⋯.”
가리발디는 눈앞에 자리한 두 여자를 보고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백새벽은 상당히 직접적으로 캐물었다.
“어떤 표정으로라도 욕망을 끓어오르게 할 수 있다고?”
가리발디는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마, 맞아. 극도로 피곤해 지친 상황이라도 그런 느낌이 들어.”
“건강한 몸에 감사해. 안 그랬으면 진즉 죽었을 거야.”
백새벽이 냉랭하게 평가했다.
당시 상황을 상상해 본 용여홍은 가리발디가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내기까지는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