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화. 사람이 많으면 세력도 크지

302화. 사람이 많으면 세력도 크지

성건우의 눈앞에 구세계 사제복 차림에 구식 모자를 쓴 인영이 있었다.

하지만 성건우에게 겁에 질린 기색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의 얼굴엔 잔뜩 흥분한 표정이 걸려 있었다.

“디마르코?”

매부리코를 가진 인영이 주위를 살피던 시선을 거두고 성건우를 진지하게 쳐다보았다. 성건우는 그에게 직접 질문까지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조금도 두렵지 않은 모양이군?”

성건우가 웃으며 말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두려워해봤자 무슨 소용이야? 이게 당신의 각성자 능력인가? 심령의 복도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 다른 사람의 심령 세계에 침입할 수 있는 거?”

디마르코도 웃었다.

“숙명통(宿命通)이라는 더 좋은 이름이 있다네.”

그런데 말을 잇는 동안 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더는 마음에 잠재된 감정을 억누를 수 없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