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화. 화술

703화. 화술

그녀에게 깊이 감명받은 용여홍은 성건우가 부르던, 예의는 아무리 차려도 과하지 않다는 노래 가사를 떠올리며 오늘 그 가르침을 실행에 옮겼다.

“아이고, 새벽이라는 아이는 참 예의가 바르네.”

주자영은 더 환해진 웃음으로 자루에서 과일 몇 개를 꺼내 함께 카드 게임을 하던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맛들 좀 봐. 우리 손주며느리가 보낸 거야.”

그녀의 목소리엔 숨기려야 숨겨지지 않는 뿌듯함이 어려 있었다.

‘너희들 손주는 나이가 차자마자 공동 결혼으로 부부가 됐지만, 그게 뭐? 우리 큰손자 며느리는 직급도 높고, 공헌 점수도 많고, 예의도 바르다고!’

용여홍은 할머니를 지켜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우리 할머니, 통도 크시네.’

반고 바이오에서 과일은 평범한 사람들이 흔히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용여홍은 조부모님이 과일을 살 때마다 잘 숨겨두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