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5화. 한가로운 생활
외근직이 아니더라도 가진 것만 잘 아껴 써도 굶어 죽거나 얼어 죽지 않을 수 있었다. 기껏해야 한 주에 고기반찬 한두 끼 덜 먹게 될 뿐이었다.
안전부 외근직에게 따르는 가장 좋은 복지, 빠른 승진으로 말할 것 같으면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기는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승진이 빗발치는 총알이나 각종 위험으로부터 살아남았을 때 따른다는 점이었다.
말하자면 한 단계씩 승진한다는 건 동료들이 잃게 된 팔과 다리, 혹은 그들의 시신을 밟아 오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승진 속도도 외근직이 갖는 이점 중 하나였다. 가장 좋은 건 내근직으로 전환 시 한 단계 더 높아진다는 것인데, 그렇기에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부귀영화를 얻겠다는 야심으로 안전부에 지원하는 이도 매해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그 외 다른 직원들에게는 단순한 이력과 나이만으로 이루어지는 승진만으로도 충분한 데다 곁에 딸린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위험을 무릅쓸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