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화. 가로막아도 나아가야 한다
쉭- 쉭- 쉭-
화면에 다시 또 새로운 문장 몇 줄이 나타났다.
[주의할 점은 학교가 보이면 들어가면 안 되고, 옆으로 열리는 미닫이문을 맞닥뜨리면 우회해야 한다는 겁니다⋯⋯.]
‘위험해 보이네. 하지만 그런 트라우마를 피하거나 우회한다면 신세계 대문을 놓치지 않을까?’
로턴은 진지한 표정을 드러낸 채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사이에도 화면에서는 문장이 계속 나타나고 있었다.
[이것들은 제 트라우마와는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특정 기억의 파편에서 비롯되는 것들일 뿐입니다. 제가 24시간 내내 제 생각을 통제하며 그와 관련된 생각을 피할 수는 없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해합니다.”
로턴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트라우마와 관련이 없다면 신세계 대문과도 연루되어 있지 않을 것이었다.
마침내 화면 속 글자는 사라졌고, 함께 뿜어져 나오던 빛도 옅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로턴도 즉각 돌아서 어둠 속 출구를 향해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