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화. 편지

692화. 편지

타이 시티의 면적은 작지 않았다. 거기다 길 대부분이 심하게 파괴돼서 구조팀은 오전 시간을 거의 다 들여서야 가장자리를 한 바퀴 돌 수 있었다.

미사일을 잘못 맞아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을 제외한 그 나머지 출구 중 다리를 놓고 길을 닦은 듯한 흔적이 남은 곳은 없었다.

“우리 추측에 문제가 있던 걸까요? 어느 부분이 잘못된 거죠?”

용여홍은 퍽 실망한 듯 시선을 거뒀다. 그는 차라리 미사일 폭격이 단서를 파괴한 것이기를 바랐다.

그 말에 장목화가 웃었다.

“괜찮아. 전의 추리는 여러 가설 위에 세워진 거였잖아. 오차가 생기는 건 당연한 거지. 내가 항상 말했지? 가설은 대담하게, 실증은 조심스럽게. 이제 우리는 적어도 몇 가지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게 된 거야.”

백새벽이 중얼거렸다.

“설마 인혜 병원에 들어갔던 고고학팀 팀원 중 다른 생존자는 없고, 한 명만 도망 나와 타이 시티 제1 고등학교에 들어갔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