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1화. 흰빛

611화. 흰빛

‘정말로 이상 현상이 발생한 건가?’

용여홍의 눈이 튀어나올 듯 휘둥그레졌다. 호움 난임 센터라는 불가 성지의 이상 현상은 정말로 생식 재료 냉동 창고에 숨겨져 있었다.

순간 용여홍은 저도 모르게 성건우가 조금 전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장생, 보리⋯⋯. 생식 재료⋯⋯. 성유물⋯⋯.’

용여홍은 저도 모르게 비롯되는 연상을 막으려 애썼다. 이 자리에서 달지기의 벼락을 맞아 죽고 싶진 않았다.

‘아이, 이게 다 건우 저 자식 때문이잖아!’

그 사이 성건우는 반쯤 폭파된 철문에 막 들어서자마자 그 자리에 멈춰서 청록빛을 내뿜는 물건을 알아서 꺼냈다.

그건 호수 같은 색의 옥부처가 아닌, 성건우가 전에 벗어버린 육식주였다.

제2 식품회사에서 발생한 이상 현상과 융합한 이 도구는 나뭇결이 드러난 표면에서 옅은 청록빛을 발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