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화. 애쉬랜드의 생태 (2)

114화. 애쉬랜드의 생태 (2)

지프가 한참을 더 달렸을 무렵, 바깥을 빤히 응시하던 백새벽이 미간을 팩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많은 동물이 이주한 흔적이 있네요.”

용여홍도 누런 잿빛의 황야 위에 남은 수많은 발자국을 보았다. 발자국들은 남과 북을 잇는 대로를 형성하고 있는 듯했다.

“올해는 날씨도 비정상적이고 수많은 괴물도 이동했잖아. 동물들도 마찬가지였겠지. 황야유랑자들도 역시나 이번 겨울을 나긴 힘들겠네.”

장목화는 보고 들었던 소식과 뉴스를 떠올리며 안타깝다는 얼굴을 했다.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괴한 새 한 무리가 상공을 가로질렀다. 까마귀보다 훨씬 더 큼직한 그것들은, 온몸이 검은 깃털로 뒤덮여 있으며 두개골은 밖으로 노출돼 잔뜩 오염된 상태였다.

점점 더 고도를 낮추던 새 떼는 곧 멀지 않은 늪에 착지했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존재하지도 않는 듯 고요한 움직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