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화. 반성
백새벽도 성건우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서서히 원래의 표정을 회복한 뒤, 여전히 느릿하게 말을 이어갔다.
“내 기억 속에 특정한 감정이 누군가에 의해서 곡해된 것 같아.”
“너도, 여홍이도 그 사실을 감지하지는 못한 거지?”
장목화가 진지하게 물었다.
백새벽은 다시 차분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여기서 팀장님 조를 기다리는 동안 차 여러 대가 수시로 이 앞을 지나갔어요. 그러다 숲 맞은편에서 사냥꾼 하나가 토끼를 쫓아 이 부근으로 오더라고요. 저희랑 무슨 얘기를 한 건 아니고, 가까이 접근하지도 않았어요.
저희랑 거리가 한 10미터? 그보다 더 멀었을지도 모르고요. 일단 저도, 여홍도 그를 경계했었어요. 눈이 마주쳤는지까진 기억이 안 나지만⋯⋯.”
장목화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생김새는 기억나?”
이번엔 용여홍도 백새벽과 함께 10여 초 정도 깊이 고민해 보았다.